이번 정기 학술대회 주제는 ‘고통의 기억, 상처의 치유’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전염성 병리로 인해 유례없는 혼란과 공포를 경험하였습니다. 일상이 정지되고 관계를 잇는 자유와 소통이 차단되는 낯선 아픔을 겪으며 죽음을 더 가까이 인식하기도 했습니다. 백신접종과 접종증명서의 활용으로 자유가 허용되는 상황은 생체 권력의 통제를 실감케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끝나지 않을 듯한 지친 시간이 지나고 이제 나갈 통로가 희미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 고통을 되돌아보며 상처의 의미와 치유의 방식을 성찰하고자 합니다. 인간의 상처와 구원, 그리고 생존과 윤리의 문제는 그 자체로 문학과 종교가 탐구하는 핵심 질문으로 우리 학회의 고민과 주제를 정밀하게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논의가 풍부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 어떻게 해야 관계들이 온전히 회복될 수 있을지, 다를 수밖에 없다면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더운 여름날 타인이 그렇게 싫었다던 감옥에서의 사색처럼 온 세계가 타인을 멀리했던 지난 2년 동안의 마음의 유폐를 풀고 치유와 회복의 방식을 함께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2021년 10월

 

한국문학과종교학회 회장

 

송 인 화 올림